아프리카/에티오피아

에티오피아의 커피 분나(Bunna) 마셔보기 [Ethiopia/Addis Ababa]

여행하는 몽구스 2021. 7. 5. 01:18

 

커피의 기원지는 에티오피아이다.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직접 가서 원산지의 맛을 느껴보는 것은 꽤 색다르다.

 

커피를 좋아하지만 알고 마시는 편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커피의 원산지가 에티오피아라는 사실은 왜 알고 있었을까.

양치기 소년이 어느날 양들이 어떤 열매를 먹고 흥분해 있길래 그 열매를 목사에게 가져다주었다.

목사는 악마의 열매라며 그것을 불에 던져버렸고,

커피가 불 속에서 타며 내는 향에 취해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는 것이 기원이다.

 

커피의 기원지에서 마시는 커피는 어떤 맛일까.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

이곳을 돌아다니다보면, 길거리나 건물 안에서 커피를 파는 여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들은 의자 하나만 두고 손님을 응대한다. 단돈 몇 백원이면 에티오피아의 전통 커피 '분나'를 맛볼 수 있는 것이다.

 

 

'분나(Bunna)'는 에티오피아로 '커피'를 의미하지만, 사실상 에티오피아식 커피 추출 방식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커피를 로스팅해서 분쇄두로 만든 후, 뜨거운 물로 씻겨내려진 것을 마신다면,

에티오피아의 분나는 주전자째 분쇄두를 끓이는 방식으로 만드는 듯 보였다. 

 

 

커피 한 잔을 시키자, 왼쪽의 독특한 모양의 주전자를 들어, 잔에 커피를 따라주었다.

 

 

옆에서 마시는 현지 아저씨들은 설탕을 두 스푼, 세 스푼 넣고 있으셨다.

'커피를 마실 줄 모르시는군!' 라고 생각하며 한 잔 들어 맛을 봤다.

'으웩'

미안한 말이지만, 한약맛이 나서 못 먹겠더라.

그렇다. 아무래도 분쇄두를 통째로 끓여내 추출하니 쓰고 비릴 수밖에 없다. 나도 설탕을 세 스푼 넣었다.

 

 

커피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이들이라면 마셔볼만 하지만, 커피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진하고 쓴 에스프레소 느낌이었다. 그래도 아프리카에 와서 한 많은 경험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