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가 여행할 때

나를 매료하는 무엇이든, 그것을 찾아 모험을 떠난다.

아프리카/이집트

#13. 핸드폰 수리하러 미지의 마을 퀴나로 향하다. [Egypt / Qena]

여행하는 몽구스 2021. 6. 22. 12:47

 

 

핸드폰 수리를 위해 퀴나(QENA)를 방문하다.

 

 

룩소르를 여행하던 도중 휴대폰을 부숴먹었다.

환전을 한 뒤, 돈을 세다가 실수로 핸드폰을 떨어뜨려 와장창. 

터치는 겨우 되지만 화면에 금이 심하게 가서 화면 보기가 불편하다.

 

액정 고치려면 해당 브랜드 서비스 센터에 가야하는데..  룩소르에는 LG 서비스센터가 없다.

룩소르에 있는 휴대폰 매장이란 매장은 다 돌아다녀봤는데, 직원들이 하는 말,

'카이로로 가셔서 수리 받아야합니다.'

 

10시간 기차 타고 왔는데, 다시 돌아가라고? 불가능.

그래서 혹시 몰라 구글 지도로 주변 LG 서비스 센터점을 검색해봤더니,

그나마 가까운 센터점이 QENA라는 마을에 있다!!

 

기차 타고 2시간 거리, 해볼만했다.  그래서 룩소르역에서 퀴나까지 갔다.

룩소르역에 무작정 가서 퀴나행 기차를 타다.

직원들이 영어를 못 하고, 어떻게 하지.. 핸드폰에 QENA 라고 입력한 뒤 직원에게 보여주었다.

점원이 그거 보더니 '아!' 하며 그냥 기차가 오면 타란다. 그 뒤에 돈 내라고.

뭐지? 일단 더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기차 플랫폼으로 향했다.

 

기차역에는 매점, 매표소, 의자 등이 있다.

파란색의 낡은 기차가 정차하자, 사람들에게 퀴나 퀴나? 하며 물어보니 고개를 끄덕인다.

바로 달려가 점프해서 탑승! 열차 내부에서는 사람들이 불편해할까봐 사진을 못 찍었는데, 2등석이었다.

1등급보다 확실히 지저분하다.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표.

기차가 노란 모래가 흩날리는 사막으로 향했다.

이집트의 광활한 모래 사막은 언제봐도 인상 깊다. 한국과는 정반대의 풍경. 자유인이 된 기분,

평생 여행다니고 싶은 스스로를 발견하게 만드는 사막이다.

갑자기 검은 복장을 한 표검사하는 할아버지가 오더니,

표가 없다고 하자 분홍색 종이에 무언가를 적더니 45 이집션을 요구하셨다.

'아 이래서 매표원이 일단 타라고 했구만.'

확인해보니 일반 표값이랑 동일하다. 삐끼 아님. 

 

하트 표시가 퀴나이다. 룩소르와 매우 가까워보이지만 2시간 거리.

55분 정도 달리니까 도착. 표를 차안에서 사다보니 앉을 좌석이 없어서 일어서있었다.

부르카라고 하는 눈 빼고 모든 곳을 가리는 옷을 입은 할머니 뒤에 서 있었는데, 은근 재밌었다.

조금 지겹고 힘들다 싶을 때 도착했다.

 

퀴나역에서 바라본 룩소르

띠용? 퀴나는 관광지가 아니라서 시골일줄 알았는데 룩소르보다 더 발전됐다..

볼거리가 없고 마땅한 숙소가 없다는 점 빼고는 나쁘지 않다.

카페에서 탄두리치킨을 시켰는데 저렴하고 양도 많고 인심도 좋고..

언제 시간 되면 하루 정도 있어도 좋을만한 도시다.

퀴나역

 

퀴나역에서 20분 정도 걸으니 구석 골목에 있었다.

퀴나역을 빠져나와 20분 동안 거리를 걸었다.

봉고차 버스를 타고 어딘가로 향하는 아랍인들, AK-47을 들고 도시 한가운데에서 보초를 서는 헌병들.

관광지를 벗어난 이집트의 지극히 일상적인 모습들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구글 지도를 확인하며 여유롭게 사막 햇살을 받고 걸었다. 이미 핸드폰 수리는 목적이 아니다. 이곳을 관광하는 것에 재미가 들린 것. 하지만 금새 LG 수리점이 있는 골목에 다 다랐다.

 

문제는 엘쥐가.. 전쟁터의 폐허마냥 캄캄하다..

문 닫힌건가.. 걱정되려던 찰나 문이 열린다.

 

과연 퀴나 LG 서비스 센터는 수리를 할 수 있을 것인가!!

 

#14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