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으로 가는 길
엄마 학원에 가서 호텔 바우처와 항공권을 급히 프린트했다.
혹시 내가 뭐 놓고 온 건 없겠지? 수 십번 재확인을 해본다. 모두 들어있다.
일찍 출발했음에도 너무 다급한 마음. 심장이 콩닥콩닥
엄마는 "그게 모험을 떠나는 자의 마음 아니겠니" 라고 하셨다.
그 때서야 내가 모험을 하러 가고 있음을 실감하였다.
'아, 나 모험하러 가는구나.'
입시 생활로 10대를 쏟아버린 나에게 모험이라는 단어는 어색하기만 했다.
공항 앞, 차에서 내리자 느껴지는 찬 공기. 나를 더욱 긴장시켰다.
엄마가 주차하러 가고, 나는 먼저 내려 입국장으로 들어갔다.
15kg의 배낭과 꽤나 무거운 보조가방을 들고 다녔더니, 한겨울임에도 따뜻했다.
출국 전 오마니의 마지막 모습
모험을 떠나는 내가 너무 부럽다며, 그리고 한 편으로는 걱정도 된다며 나를 보내주셨다.
차 안에서, 엄마는 자신의 돈과 나의 시간이 합쳐지면 여행을 무한대로 다닐 수 있겠다고 하셨다.
하지만 엄마는 돈이 많은대신 시간이 없고, 대학생인 나는 시간은 많은데 돈이 없다.
삶이 원래 그렇다고 하는데 도대체 왜 그래야 하는 걸까?
장기간의 비행은 처음이라
밤 12시, 모든 면세점과 식당들이 문을 닫았다. 긴장 되어 목이 타들어가는데, 어떡하지.
다행히도 닭강정집이 문을 열고 있어 거기서 생수를 사마셨다.
13시간의 비행 동안 씻기 힘들테니 공항 화장실에서 가방을 내려놓고, 모자를 벗어 세면을 했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쳐다보는데, 뭐 어쩌겠는가.
나 이제 떠난다~!! 모험 시작이라구~~
비행기에 오르기 전에 창가에서 보는 비행기만큼 설레는 것도 없다.
최악의 선택 중 하나는 13시간 비행에서 창가자리에 앉았던 것이다.
복도에 앉으면 창가쪽 사람이 화장실 간다고 왔다갔다 하니 불편할 것 같다! 이런 생각으로 창가자리 달라고 했는데,
창가에 앉으니 화장실 가기가 너무 눈치보이고.. 허리 아파 죽는줄 알았다.
출발지 서울에서, 목적지 아디스아바바까지. 이걸 보고 있어도 화면 속 비행기는 정말 개미똥만큼 움직인다.
보고 있는 게 고문이었다..
출발한지 2시간 뒤, 중국의 상공에 있었다. 아직까지는 대도시의 번쩍거리는 조명들이 보였다.
아프리카 가면 저런 거 보기 힘들겠지.. 갑자기 중국이 그리워질 것 같았다.
출발 후 9시간 뒤, '아.. 희망의 빛이다..'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해주는 일출.. 아침이다.. 시간이.. 흐르고.. 있다..
제발.. 이 창가석에서.. 탈..출.. 시켜..줘..
드디어 경유지인 에티오피아에 도착.. 오잉.. 뭔가 내가 생각한 아프리카랑 조금 달랐다.
아예 사막이거나, 아니면 정말 사바나 초원이거나.. 이런 걸 기대했는데 황토색 대지가 전부였다.
에티오피아의 첫인상은 그랬다..
여행 Tip
10시간 이상 비행 시 창가석은 절대 앉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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